개발자로 성장하며 남긴 질문들
블로그를 시작한 2016년부터 두 번째 이직과 2020년·2021년 회고까지, 공부와 커리어를 바라보는 기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정리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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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음에는 배운 기술을 잊지 않으려고 블로그를 만들었어요. 시간이 지나며 기록의 목적은 조금씩 바뀌었습니다. 무엇을 공부했는지 적는 데서 시작해, 왜 이 일을 선택했는지와 다음에는 무엇을 다르게 할지를 확인하는 도구가 됐습니다.
잘하는 개발자보다 계속 배우는 개발자
2016년에 읽고 옮겨 적었던 “좋은 개발자가 되는 법”의 핵심은 지금 다시 정리하면 네 가지입니다.
- 모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질문하기
- 동작하는 코드를 끝으로 보지 않고 더 나은 기준을 정의하기
- 다른 사람의 코드를 읽되 복사보다 선택의 이유를 이해하기
- 유행하는 도구보다 문제를 푸는 기법과 협업 방식을 배우기
여기에 직접 겪으며 한 가지가 더 붙었습니다. 코드를 다시 쓰는 일은 실패가 아니라 문제를 보는 각도를 늘리는 과정이라는 점이에요. 다만 무조건 세 번 만드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. 첫 구현에서 확인한 제약과 실패를 다음 구현에 반영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.
두 번째 이직을 준비한 방식
2020년의 이직은 회사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라기보다 다른 규모와 도메인, 개발 문화를 경험하고 싶은 선택이었습니다. 한 환경에 오래 머물러 쌓는 맥락도 중요하지만, 당시에는 여러 환경을 직접 비교해보고 싶었어요.
준비 과정은 세 갈래로 나눴습니다.
| 준비 영역 | 실제로 한 일 | 남은 교훈 |
|---|---|---|
| 포트폴리오 | 프로젝트별 역할·기술·문제 해결을 한두 쪽으로 정리 | 결과보다 판단과 배운 점을 보여주기 |
| 코딩 테스트 | 매일 작은 문제를 풀고 다른 풀이와 비교 | 경계값을 직접 넣어 숨은 조건 확인하기 |
| 면접 | JavaScript·자료구조·OS·네트워크·브라우저와 프로젝트 질문 준비 | “무엇을 했나” 뒤에 “왜 그렇게 했나”를 답하기 |
포트폴리오는 연말에 한꺼번에 기억을 복원하기보다 반기마다 갱신하는 편이 수월했습니다. 프로젝트 이름과 기술 목록만 적지 않고, 그때 발견한 문제와 선택하지 않은 대안까지 남기면 다음 이직에서도 기억을 덜 더듬게 됩니다.
2020년, 한 것이 없다는 착각
2020년 회고를 시작할 때는 코로나로 “한 게 없는 해”처럼 느껴졌어요. 달력과 메모를 펼쳐보니 두 번째 이직, JavaScript 스터디, 아홉 권의 독서, 학사 취득, 가족 여행과 새로운 운동이 남아 있었습니다. 기억만 믿었을 때와 기록을 펼쳤을 때의 평가는 꽤 달랐습니다.
책을 대하는 방식도 바뀌었어요. 완독 수를 늘리는 것보다 지금 필요한 부분을 읽고 내 생각을 점검하는 일이 더 중요했습니다. 책에 메모를 남기면 시간이 지난 뒤 무엇을 오해했고 어떤 생각이 바뀌었는지도 볼 수 있었습니다.
그해의 아쉬움은 선택지가 많아 집중하지 못했다는 점과 장단기 목표가 흐렸다는 점이었습니다. 그래서 2021년에는 기술 공부, 재테크, 여행, 인테리어, 운동, 블로그를 목표로 적었습니다.
2021년 상반기, 목표를 중간 점검하다
반년 뒤 다시 보니 목표는 세운 것보다 자주 확인하는 것이 더 어려웠습니다.
- 기술 공부는 잠시 멈췄지만 면접관 경험을 통해 희미한 지식을 다시 정리할 필요를 느꼈어요.
- 투자와 주거 문제를 함께 보며 자산 가격을 따라가려는 조급함도 기록했습니다.
- 운동은 큰 목표보다 남은 이용 기간을 채우는 작은 행동에서 재미가 붙었습니다.
- 회사의 기술 환경이 달라져 Scala와 함수형 프로그래밍을 새로 공부했습니다.
- 종이 다이어리보다 컴퓨터에서 한 시간 단위로 한 일을 기록하는 방식이 생활에 더 잘 맞았습니다.
상반기 회고의 결론은 “목표를 적는 것”에서 “피드백 주기를 만드는 것”으로 옮겨갔습니다. 아침에 목표를 확인하고, 한 일을 주간 기록에 남기고, 결정을 무작정 뒤로 미루지 않는 세 가지를 다음 실험으로 정했어요.
지금 다시 읽고 남기는 기준
공부할 것은 언제나 많았습니다. TypeScript, 디자인 패턴, 웹 보안, 함수형 프로그래밍, 데이터, 모바일과 데스크톱까지 목록은 계속 길어졌어요. 이제는 목록의 길이보다 다음 질문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.
- 지금 맡은 문제를 더 잘 이해하는 데 필요한가?
- 읽고 끝나는가, 작은 결과물로 확인할 수 있는가?
- 다음 회고에서 계속할지 멈출지 판단할 기준이 있는가?
-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거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가?
좋은 글도 좋은 개발도 처음부터 완성되지 않습니다. 짧게라도 기록하고, 다시 읽고, 다음 선택을 조금 더 분명하게 만드는 것. 여러 해의 글을 묶고 나니 그 태도가 가장 오래 남았습니다.
이어 읽기
- 2016년의 작은 기록들 — 개발과 강의, 작은 프로젝트를 막 시작하던 시기의 기록으로 돌아갑니다.
- 《You Don’t Know JS》 스터디를 마치며 — 2020년 회고에서 언급한 JavaScript 스터디의 핵심 질문을 모았습니다.
- 《빅데이터를 지탱하는 기술》을 읽고 — 데이터 조직으로 옮긴 뒤 시작한 공부가 어떤 관점의 변화로 이어졌는지 정리했습니다.
- 2024년 10월 투자 관찰 메모 — 회고에서 목표로 삼았던 재테크가 이후 어떤 검증 질문으로 구체화됐는지 이어서 볼 수 있어요.